24.8.22. 목요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목이 버석버석하고 온몸이 건조한 것이 느껴졌다
엊그제부터 목 옆에 빨갛게 염증 올라온 것을 비롯해 모든 것이 환절기 증후군의 증상이었다
로션크림을 치덕치덕 바르고 한국에서 친구가 챙겨줬던 피부염증연고 바르고 물 계속 마시고 인공눈물 넣으면서 할 수 있는 것을 모두 해도 너무 건조하고 호스텔은 너무 춥고 (24도로 고정임ㅡㅡ)
특단의 조치로 가져온 한국 음식 중에 마지막으로 남은 비비고 닭곰탕과 햇반을 먹기로 했다
그리고 이건 아주 현명한 판단이었다 닭곰탕 덕분에 환절기 증후군 하루 만에 물리침
가스렌지는 없으니까 큰 그릇에 닭곰탕 다 담아서 전자렌지에 데움
한국에서 비비고 닭곰탕 사두고 먹을 때 맨날 국물 남겼었는데 정말 한 방울도 안 남기고 싹싹 긁어먹음
사골국물 마지막 한 드롭까지 소중해
이 날은 온라인강의가 많은 날이었다
아홉시 반부터 New Student Life & Success, 이어서 Health & Safety Session, 그다음 학교 제휴 건강보험 안내, 오후엔 국제학생 오리엔테이션 있었음
이게 다 그냥 오리엔테이션인 게 아니라 immunization 확인서 언제까지 제출해야 하고 국제학생은 i94 받아서 제출해야 되고 이런저런 잡다한 행정적 처리들이 필요해서 이거 안내하는 거였다
비자받고 오면 끝인 줄 알았는데 와서도 낼 게 많았음
국제학생들은 지금 알게 모르게 아주 큰 컬쳐쇼크와 전환기를 겪고 있는거다 해서 좀 위로받는 기분이었다
그래 내가 여기 온 지 일주일 밖에 안 됐는데 이 정도면 잘하고 있는 거지
집 못 구했다고 좌절할 필요 없어
그렇지만 이쯤에서 나는 다시 조급해지고 있었다
숙소를 토요일 체크아웃으로 연장해 놔서 그전에 계약 안 되면 또 연장해야 했기 때문
집 좀 지금 볼 수 없냐 해도 집주인은 Roomi가 돈 받았다고 할 때까진 안 돼~ 이러고
Roomi한테 내가 1,2차 송금을 다 월요일에 했고 화요일에 전달됐다고 알림이 떠서 송금 영수증 보내도 자기 쪽 은행에서 전산처리로 확인이 될 때까지는 확인을 못 해준다는 거다
그래서 난 정말 관대하게도 화요일에 송금 됐다고 떴으니 목요일까진 처리되겠지 그때쯤엔 돈 받았다고 확인해주겠지 싶었다 이 정도면 한국인 치고 진짜 관대한 거 아니냐
이때부터 루미 서포트와 메일로 신경전을 시작했지만 하이라이트는 금요일이니 이 얘긴 금요일 일기에 몰아 쓰겠음
물론 이것만 기다린 게 아니라 그 사이사이 나는 모든 앱과 사이트에서 다른 매물을 구하고 검색하고 하고 있었다
어떤 데는 연락을 해도 안 받고 어떤 데는 이미 나갔고 어떤 데는 너무 비싸고 그러다 보니 이제 내가 찾는 구역에서 내 예산 안 매물은 거의 다 파악함
여러 앱에 중복되게 올린 매물도 있고 하여튼 이제 다른 옵션들이 점차 없어지고 있었다
너무 사람이 몰리는 것 같아서 바람도 쐬고 기분전환도 할 겸 산책하기로 함
어쨌든 난 지금 센트럴파크 세권 안에 있는데 이걸 누려야 하지 않겠어
그제 처음 먹었던 베이글 넘 맛있어서 (빵순이가 빵 안 먹고 오래 버텼잖아) 근처 베이글 검색해서 맛집 찾음
프렌치토스트 베이글에 망고 크림치즈 올려서 계산하고 (5.7달런가 그랬음. 7500원이라니 아주 양반인 가격!) 테이크아웃으로 센트럴파크 갔다
베이글이 아주 맛있었고 그래도 생각보단 싸서 기분이 좋아짐
센팍에서 좋은 날씨 즐기면서 사람들도 보니까 좀 환기가 됐다
몇 시간 나와있다가 숙소에 다시 돌아와서 또 집 찾고 일기 쓰고 했다
저녁은 그제 장 봐놨던 홀푸드 샐바 포장상품
전날 홀푸드 음식 거하게 실패해서 조금 긴장했는데 이건 연어구이라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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